'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사이드 퀘스트에 대하여... 캐릭터의 인간미를 극대화 시키는 세계관의 확장

0 0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사이드 퀘스트에 대하여... 캐릭터의 인간미를 극대화 시키는 세계관의 확장

Santa Monica Studio의 사이드 퀘스트 개발 담당자가 각 캐릭터들의 사이드 퀘스트를 제작한 방법과 과정에 대해 소개합니다.

작년 출시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격정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메인 스토리 그 자체도 수준이 높지만, 스토리 중 받게 되는 부탁(사이드 퀘스트)들로 캐릭터가 가진 가장 인간미 넘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개발하며 이러한 많은 선택지가 놓여있는 모험을 구현해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개발사인 Santa Monica Studio는 캐릭터의 스토리를 한층 더 깊게 만들기 위해 간단하면서 임팩트가 큰 사이드 퀘스트를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퀘스트들로 주인공 크레토스뿐만 아니라 한때 무자비했던 전쟁의 신이 올림푸스의 여정이 끝난 후에야 만나게 된 친구, 동료, 가족들이 인간미를 갖게 되었죠.

리드 플레이어 인베스트먼트 디자이너 앤서니 디멘토(Anthony DiMento), 그리고 리드 작가 리치 고베르(Rich Gaubert)와의 이야기를 통해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 사이드 퀘스트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알아봤습니다.

큰 그림 그리기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사이드 퀘스트는 단순히 이 세계 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그들의 모험이 전달하는 주제를 한층 더 확장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이번에 게임을 디자인할 때, 저희는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어요.” 라고 고베르는 얘기했습니다. “많은 개발자는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 세계관을 공고히 하려 하죠. 저희 또한 세계관을 구체화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만, 그걸 궁극적인 목표로 삼지는 않았어요. 저희가 집중했던 부분은 캐릭터와 주제였습니다. 주요 경로, 스토리 라인, 사이드 퀘스트의 스토리는 큰 퍼즐 속의 조각이라는 걸 계속 떠올렸죠.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건 캐릭터를 탐구하며 따라오는 부산물입니다. 캐릭터가 세계관보다 우선이라는 뜻이죠. 캐릭터가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하면 오히려 사소한 부분들에 집중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공감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죠.”

게임의 첫 번째 퀘스트인 ‘아스가르드를 위한 봉사’에는 이러한 개발진의 접근 방식이 잘 드러납니다. 이 퀘스트에서 크레토스, 아트레우스, 미미르 일행은 미미르가 오딘의 인정을 받기 위해 행했던 잘못된 행동을 마주합니다. 미미르는 오딘을 위한 자원을 생산하기 위해서 스바르트알파헤임의 드워프들을 설득해 채굴 설비를 만들게 했죠. 채굴은 막대한 비용이 들었을뿐 아니라 주변 지역을 오염시키고, 스바르트알파헤임의 자원을 착취했죠. 미미르는 이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며 그 피해를 복구하고, 지역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합니다.

이 퀘스트는 미미르의 마음 속에 깊이 남은 후회를 보여줄 뿐 아니라 그가 왜 오딘을 증오하는지에 대한 맥락을 제공합니다. 또한 ‘과거에 대한 직면’이라는 더욱 큰 주제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크레토스가 마주했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퀘스트에서 크레토스는 중심 인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퀘스트를 통해 우리는 그가 미미르가 과거 잔혹한 지배자 아래에서 행했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게 되고 전쟁의 신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이를 통해 두 캐릭터의 책임감과 회개와 같은 더욱 커다란 주제를 전달합니다.

“커다란 주제를 계속 가지고 가면서 보조 캐릭터들이 주인공의 거울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인공이 선택하지 않았던 길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보여주거나, 지금 선택한 길을 계속 나아간다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경고 역할을 하는 거죠.” 고베르가 말했습니다. “보조 캐릭터는 주인공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철학을 우리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사이드 퀘스트와 게임의 큰 그림에도 반영했습니다.”

연결점 찾기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사이트 퀘스트를 디자인할 때 플레이어 인베스트먼트 팀은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구성하기 전에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 이 퀘스트를 시작하지?”, “스토리를 주도하는 캐릭터들이 라그나로크 전후로 비슷한 마음과 동기를 갖고 있을까?” 등에 대한 답변을 찾아야 했습니다.

핵심은 플레이어가 퀘스트를 해결하는 시기와 속도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여 세계를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곳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가 연결되어 있고 살아있는 곳이라고 느끼게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디멘토는 말했습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사이드 퀘스트를 바로 플레이하지 않기로 하든 메인 스토리를 완료한 후에 다시 돌아가 플레이하기로 결정하든 후회할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사이드 퀘스트를 시작하는 시기와 상관없이 콘텐츠를 플레이하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 디자인 철학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무리에서 이탈하는 것과 같은 까다로운 변수들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에는 전작보다 더 많은 등장인물이 출현하고, 그중 상당수는 스토리의 특정 부분에만 등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결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들 말이죠. 이는 사이드 퀘스트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였지만, 해결하는 과정은 즐거웠습니다. ‘아스가르드를 위한 봉사’는 이 방식이 통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였던 셈이죠. 저는 작가들을 찾아가 연결성에 관해 논의하며 미미르를 제안했고, 그들은 동의했습니다. 처음에는 미미르를 등장시키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탐험이 가능한 동안에는 항상 미미르와 함께하도록 스토리를 다시 짰습니다.”

메인 스토리를 완료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메인 스토리 진행 도중 또는 그 이후에 플레이할 수 있는 퀘스트를 만들며 제작진은 또 다른 복잡한 문제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는 연결성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해 보다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캐릭터가 크레토스와 동행해야 했습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사이드 퀘스트 ‘사슬의 무게’에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사이드 퀘스트는 미미르가 최고신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 위해 고래를 닮았던 생명체, 링바르크를 잡았던 이야기를 다룹니다. 미미르는 오딘에게 기름을 주기 위해 링바르크의 지방을 추출했습니다. 이후 링바르크를 직접 죽이거나 혹은 오딘이 노여워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걱정하며 링바르크를 풀어주는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고 수 세기 동안 링바르크를 사슬로 묶어 두었습니다. 언젠가 그가 죽으면 상황이 해결되리라 믿으면서 말이죠. 탐험 중이던 일행은 링바크르가 영원한 고통 속에서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미미르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이들은 그가 여생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링바크르를 돕기로 결심합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크레토스와 미미르는 물론이고 프레이야와 아트레우스와 같은 다른 캐릭터에게도 이 퀘스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이 사이드 퀘스트는 전체 등장인물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고베르는 설명했습니다. “미미르와 크레토스는 포로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퀘스트가 그들에게 해당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에 더해 프레이야도 미드가르드에 오랫동안 갇혀있었고, 그전에는 지독한 결혼 생활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녀의 모습 또한 반영하고 있죠. 그리고 이는 자기 가족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 안에 갇혀 필사적으로 탈출하고 싶어 하는 아트레우스에게도 적용됩니다.”

이 퀘스트는 모든 캐릭터에게 의미가 있는 주제로 제작하여 언제, 누구와 함께 수행하든지 캐릭터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캐릭터의 성장

사이드 퀘스트는 말 그대로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Santa Monica Studio는 크레토스가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 캐릭터의 성격에 맞아보이게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는 냉정한 실용주의자였지만, 전작 이후 그는 더욱 자상하고 동정심 있는 아버지로 조금씩 변화했습니다. 크레토스가 God of War(2018)를 통해 크게 성장하긴 했지만, 제작진은 그가 단지 친절한 마음으로 아무 요청이나 수락해주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레토스의 성격이 한층 부드러워지면서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라고 디멘토는 설명했습니다. “전작처럼 날이 서있는 살인 기계 크레토스였다면 안 됐겠죠. 저희는 크레토스가 사이드 퀘스트를 맡을만한 명분을 만드면서도 그의 냉정함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의 선행에는 숨은 동기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오히려 그의 행동이 모두 거짓으로 느껴졌을 거예요.”라고 고베르가 덧붙였습니다. “특히 게임 초반부의 그는 이타적이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더욱 큽니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그가 사심 없이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하는 모습이 드러나죠. 처음부터 이러한 동기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에서 그의 동기 변화를 설명하는 부수적인 대사를 많이 추가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사막의 비밀’은 크레토스가 개인적인 이유와 동시에 이타적인 이유로 수행하는 퀘스트입니다. 아트레우스가 고통에 찬 비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퀘스트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하프구파라는 생명체를 덩굴 감옥에서 해방시키는 임무를 맡게됩니다. ‘사막의 비밀’은 ‘사막의 노래’로 마무리되는 2부작 퀘스트의 전반부로, 두 퀘스트 모두 크레토스가 아버지로서 성장하는 모습과 그가 아트레우스의 개인적인 가치를 이해해가는 내용을 그립니다.

“익숙한 방법에서 벗어나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하며 크레토스라는 캐릭터는 계속해서 성장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플레이어와 크레토스 모두가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디멘토가 얘기했습니다. “아트레우스와 함께 ‘사막의 비밀’과 ‘사막의 노래’를 진행하다 보면 그가 끊임없이 크레토스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왜 이 동물을 돕고 싶어 하는 거죠?’ 그러면 미미르가 이런 아름다운 대사로 핵심을 전달합니다. ‘그는 단지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이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의 관계가 몇 년 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레토스라는 캐릭터가 배우고 성장했기 때문에 아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아트레우스의 부탁 없이도 행동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결국 크레토스는 자신의 아들에게는 아버지와 함께 무언가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고, 그와 함께 하프구파를 돕기로 합니다.

팀의 노력

Santa Monica Studio는 이러한 사이드 퀘스트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고베르는 캐릭터들에 대한 추가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게임을 더 생동감 넘치게 만들고, 게임의 주제를 강조하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팀 전체의 협력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튜디오의 멤버들은 아주 높은 기준을 갖고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디멘토는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작업했습니다. 여러 부서가 힘을 합쳐 콘텐츠를 만들고 평범한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 작업하는 것은 놀라울 만큼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PlayStation 4 및 PlayStation 5에서 지금 바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이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