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로스의 OST 작곡가가 타락한 멜로디, 그리고 Housemarque의 SF 액션 대작 속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사로스의 사운드트랙은 다크 신스, 드론 메탈, 변조된 보컬, 그리고 마치 일식 자체를 소환하는 것 같은 극단적으로 왜곡된 사운드를 한데 융합해 거대한 음향의 장벽을 만들어 냅니다.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아티스트인 샘 슬레이터(Sam Slater)에게 이번 음악 작업은 단순히 액션에 어울리는 곡을 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바로 한 행성의 영혼을 찾아내는 작업이었죠.
5월 22일 사운드트랙 출시를 맞아, 샘과 함께 카르코사의 음악적 정체성을 구축한 과정과 니티야를 찾아 헤매는 아르준을 위해 쓴 곡들, 그리고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음악을 창조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PlayStation 블로그: 사로스의 사운드트랙을 ‘놀랍고도 거대한, 어두운 퍼즐’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창작자의 관점에서 카르코사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풀어야 한다고 느꼈던 퍼즐은 무엇이었나요?
샘 슬레이터: 비디오 게임처럼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비롯해 모든 작업이 그렇듯, 가장 먼저 마주하는 퍼즐은 바로 ‘이 음악의 영혼은 무엇이 될 것인가?’입니다.
그레고리 루든(Greg Louden, Housemarqu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 스웨이츠(Joe Thwaites, PlayStation Studios Creative Arts 음악 리드)와 함께, 저희는 카르코사를 하나의 장소로 정의하고 그 특징을 잡아낼 수 있는 초기 테마나 질감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작곡가로서 저는 세계를 구축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편이에요. 그 세계가 어떤 곳인지 알고 싶으니까요. 작곡가가 게임 개발에 합류하는 단계에서는 아주 초기 형태의 테스트 이미지만 있을 뿐, 완성된 게임을 눈앞에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각자의 아이디어가 그 세계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 알아내려 노력하죠.
그 퍼즐은 서서히 층층이 쌓여 가며, 결국 음악으로 만들어진 놀랍고도 시공간을 초월하는 3D 퍼즐이 됩니다. 동시에 플레이어가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기능적인 역할도 수행해야 하고요.
그레고리 루든, 그리고 Housemarque 팀과 창작자로서 처음 나누었던 대화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그레고리는 메탈 팬이에요. 저도 메탈 팬이고요. 저희는 비슷한 경험을 많이 공유하고 있고, 아마 지난 20년 동안 비슷한 공연장 인파 속에서 함께 열광했을 겁니다.
그레고리는 드론 메탈과 다크 일렉트로닉 음악, 그리고 그 두 세계 사이의 긴장감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죠. 하나는 매우 유기적이고 오버드라이브가 강하게 걸려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엄청나게 깔끔하지만, 그 압도적인 느낌은 바로 일렉트로닉 특유의 고해상도 사운드에서 비롯되죠. 그리고 어떻게든 그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야 했어요.
저희는 오랫동안 서로 트랙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레고리와 제가 음악을 주고받던 플레이리스트가 있었는데, 나중에는 그 범위가 정말 방대해졌죠. 그건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음악적 영혼이라는 엄청나게 추상적인 대상을 두고, 서로의 공통된 언어를 맞춰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사운드 디자인은 사로스의 느낌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죠. 배경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작업의 즐거움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되죠. 저는 그 둘 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다고 봅니다. 총소리나 방 안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서, 제가 배경 음악에 쏟는 것만큼이나 사운드 선택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게임의 정말 멋진 점 중 하나는 플레이어의 귀에 전달되는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오디오 엔진, 즉 단 하나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을 별개로 보지 않아요.
사운드 디자인 팀과 음악 팀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공간을 좀 비워 둘까요?” “저를 위해 공간을 좀 남겨 주시겠어요?” 한번은 비가 내리고 환경음이 깔리는 레벨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죠. 게임 안에서 음악으로 분위기를 좀 잡고 싶어 할 만한 구간이었어요. 하지만 전 한 발 물러서고 싶었습니다. 환경음만으로도 음악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전부 해낼 수 있었으니까요.
배경 음악이 마치 게임 세계 그 자체에서 피어난 것처럼 들린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각 생물 군계는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레벨 디자인을 뒷받침하는 작곡의 뼈대는 상당히 기능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저희는 배경을 이루는 핵심적인 시각 요소들을 음악 안에 그대로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고대의 심연을 예로 들어볼까요? 메인 멜로디의 핵심 아이디어는 거대한 동굴 안에서 도자기나 돌이 서로 부딪히며 울리는 듯한 소리를 낸 다음, 그 피치를 변형해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리버브 자체가 항상 아래로 꺾이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었어요. 그래서 음악 자체는 전경에 떠 있지만, 무언가가 저 멀리 메아리칠 때마다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결과 음악 전반에 끊임없이 하강하는 감각이 스며들죠.
그리고 일식이 활성화되면, 거의 금속성 타악기에 가까운 소리가 나게 됩니다. 플레이어와 기계 사이의 거리에 따라, 사운드 디자인에 담긴 것과 동일한 리듬 아이디어를 포착하게 되는 거죠. 즉, 기계에 얼마나 가까이 가는지에 따라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이 하나로 완벽하게 맞물리는 겁니다.
게임 전반에 걸쳐 사람의 목소리를 변형해 만든 사운드도 꽤 많이 사용되었어요. 가장 인간적인 요소를 가져와서, 완전히 알아볼 수 없는 기괴한 형태로 변형시키는 작업이었습니다.
훼손된 요새 레벨을 작업할 때는 실험주의 보컬리스트 룰리 샤바라(Rully Shabara)의 목소리를 녹음했습니다. 마치 은박지 같은, 거대하고 흔들리는 철판을 매달아 놓은 다음 위쪽에는 드라이버를, 아래쪽에는 마이크를 설치해서 피드백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철판에 대고 목소리를 낼 때마다 이 불안정한 금속 조각이 자극을 받도록 했죠.
이는 배경 음악 전반에 걸쳐 진행된 저희의 실험, 즉 인간의 소리를 가져와 극도로 불안정한 무언가로 몰아붙이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전 게임에 남은 유일한 목소리, 그 마지막 남은 인간성의 파편이 온전히 니티야를 향한 아르준의 생각이기를 바랐어요.
리드 트랙인 ‘Sun is Forever’는 니티야의 테마곡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직접 등장하지 않으면서 스토리에서 감정적으로 중심이 되는 인물을 위한 음악은 어떻게 풀어나가셨나요?
전 니티야가 부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중심에 있죠. 단지 멀리 떨어져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 곡을 사이렌의 노래처럼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니티야는 아르준을 유혹하려는 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모성애 같은 것이 느껴지죠. 저는 이 곡이 신비로움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게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기를 바랐습니다. 마치 그 목소리가 “여기서 날 만나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타 소리가 등장하는 순간이 그 느낌을 파괴하거나, 반대로 명확히 정의해 주게 되죠. 저는 그 순간이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생각해요. 기타 소리가 목소리를 밀어내는데, 게임 안에서 기타는 일식과 완전히 동일한 의미를 지니거든요. 즉, 일식이 니티야를 밀어내는 것과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트랙은 한편으로는 사랑과 갈망, 다른 한편으로는 타락과 분노라는 대비를 담고 있잖아요. 그러한 대비가 전체 사운드트랙의 핵심이었나요?
전 평소에도 음악에서의 대비를 좋아해요. 그런 모순들이야말로 스토리와 세계관을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하고요. 다양한 면에서, 사로스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아르준이 매력적인 주인공인 이유는 본질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이죠.
인간성은 바로 그 모순에서 비롯되거든요. 이 사실이 전체 사운드트랙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일식은 붕괴, 오버드라이브, 그리고 한계를 넘어 극한으로 내몰리는 것들을 의미합니다. 카르코사의 이른바 ‘정상적인 측면’에 있는 모든 것들은 일종의 선명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결국 일식 그 자체에 의해 파괴되고 맙니다.
음악이 일식에 의해 잠식되고 타락하는 것처럼 들리게 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하셨나요?
Housemarque는 일식이 마치 세계가 흘러넘치는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고 계속해서 강조했습니다. 오버드라이브[따뜻하고 거친 왜곡을 만들어내는 오디오 이펙트]는 이를 표현하기에 아주 훌륭한 청각적 은유입니다. 글자 그대로 파형이 자신이 속한 회로의 한계를 넘어 흘러넘치는 현상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일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특징은, 일식이 없는 세계에서 들리던 모든 멜로디가 음계의 정확히 절반만큼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세계는 제자리에 머문 채 오버드라이브에 걸리지만, 모든 멜로디가 음계 위아래로 6반음씩 이동하는 거죠.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세계의 근간이자 안식처가 어디인지 알려주는 낮게 깔린 드론 사운드를 듣고 있음에도, 그 안식처는 이미 파괴된 상태인 겁니다. 20~30분 동안 듣고 있던 멜로디가 갑자기 완전히 엉뚱한 곳에 있게 되는 거죠.
저는 플레이어들이 ‘아, 음정이 바뀌었네’라고 이성적으로 분석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작업이 제 의도대로 잘 먹혀들었다면, 그 감각이 플레이어에게 스며들어 어느 순간 세계가 뒤틀렸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사로스에는 정말 놀라운 보스전들이 있죠. 강렬하고 기억에 남으면서도 플레이어를 뒷받침해 주는 보스전 음악은 어떤 방식으로 작곡하셨나요?
정말 어렵지만, 그만큼 즐거운 작업이기도 해요.
음악은 아주 단순하게 에너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곡을 만들다 보면 그게 잘 작동하는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그럴 땐 곡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거든요.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면, 아이디어와 함께 흐르기 시작하죠.
몇몇 플레이어들이 몰입감에 대해 남긴 코멘트를 봤을 때는 정말 기뻤어요. 제가 그 트랙들을 만들 때 느꼈던 감정과 똑같았으니까요. 제대로 만들어지면,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모든 보스전에는 해당 레벨의 테마와 사운드 정체성이 일식이 없는 버전과 일식 버전, 두 가지로 모두 담겨 있습니다. 보스는 그야말로 레벨 자체가 가진 테마 아이디어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죠. 동시에, 플레이어에게 에너지를 불어넣고 전투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도록 음악적인 화법에도 변화를 줘야 합니다. 만약 저와 실력이 비슷하시다면,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보스로 넘어가기 전까지 같은 보스를 20번은 만나게 될 테니까요.
플레이어들이 마침내 카르코사를 벗어나 사운드트랙의 여운을 안고 갈 때, 어떤 감정을 느끼기를 바라시나요?
정말 훌륭한 영화를 보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구축된 세계가 너무나 탄탄해서 자신이 영화관에 있다는 사실을 문득 떠올리게 되는 짧은 순간이 있잖아요. 그건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게임은 한자리에 앉아 끝내기에는 조금 더 오래 걸리지만, 크레딧이 올라갈 때 플레이어들도 작은 충격을 받으며 사실은 카르코사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이 세계를 최대한 탄탄하고 매력적으로 만들고 싶거든요. 좋은 스토리, 좋은 게임, 좋은 음악, 좋은 사운드 디자인, 좋은 연기까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그 마법 같은 순간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소파로 다시 돌아와 현실을 마주하는 그 순간을 즐기며, “와. 끝내주네.” 하고 생각하게 되셨으면 해요.
그게 바로 제가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샘 슬레이터와의 전체 인터뷰를 들으시려면, 오늘 중으로 공개되는 공식 PlayStation 팟캐스트를 확인해 보세요.
사로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지금 모든 플랫폼에서 스트리밍하실 수 있습니다.
※ 게임 및 콘텐츠의 출시일은 국가/지역별로 상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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