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ko Taro가 끝없이 확장되는 니어의 세계와 소설 속 인물이 게임 속 적으로 변신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니어의 세계관은 이상하고도 환상적입니다. 2003년 출시된 PlayStation 2 타이틀 Drakengard에 대한 색다른 엔딩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제작된 니어는 수많은 가이드북과 소설, 콘서트 및 극작에서 가져온 재미난 단편 이야기들을 복합적으로 엮어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NieR Replicant ver.1.22474487139…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새로 추가된 인어 챕터 역시 그런 짤막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기존 게임의 공식 가이드에 수록된 라이트 노벨을 게임으로 가져왔죠. 이 새로운 스토리에서는 배가 난파되어 발이 묶인 소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고 액션으로 가득한 보스와의 전투로 마무리되는 쓸쓸한 이야기죠.
출중한 스토리텔링 실력으로 항상 놀라움을 선사하는 Yoko Taro에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 챕터에 관해 물어보고, 니어 시리즈 속 이야기에 대한 접근 방식을 물어보았습니다.
이번 인어 챕터를 보다 보면 Grimoire NieR에 수록된 인어공주 라노벨이 자주 연상되는데요. 2010년에 출시된 오리지널 게임을 위해 기획된 스토리였나요? 이 이야기가 처음 쓰였을 때의 창작 과정에 대해 조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Yoko Taro: 원래 오리지널 게임에 넣으려고 계획했던 스토리가 맞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그럴 수 없었죠. 그 라노벨의 경우 당시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 어쨌든 시간을 쏟았으니, 컨셉북에 보너스 콘텐츠로 넣을 수 있겠다… 이런 글은 게임처럼 예산이 드는 것도 아니니까.’ 덕분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써낼 수 있었죠. 10년 뒤에 게임으로 만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애초에 인어공주 스토리를 라이트 노벨로 출간하려 했건, 게임의 일부로 포함하려 했건 간에, 제작물을 원래 의도했던 제작 형식과 다른 형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소설과 게임이라는 미디어는 각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설은 ‘구체적으로 쓰여있지 않은 건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라고 하죠. 반면 게임은 굉장히 시각적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A라는 캐릭터가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때 B라는 캐릭터는 뭘 하고 있을 것인가?’와 같은 사소한 것까지 묘사해야 하고, 따라서 더 많은 작업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번 스토리는 ‘제작이 무산된 게임 플롯’이 ‘소설’이 되었다가 ‘게임 스토리에 포함’된 경우였던 만큼 전환이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소설’로 바꾸는 것보다 ‘소설에서 게임’으로 바꾸는 게 더 어렵습니다.
우리의 젊은 디렉터인 Saki Ito가 그런 고생을 해주셨죠. 덕분에 전 편하게 간식을 먹으면서 낮잠 잘 수 있었습니다.
Grimoire NieR에 수록된 다른 작품들도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어공주 이야기를 게임화하기로 한 이유가 있나요?
다른 작품들은 애초에 오리지널 게임에 포함시킬 계획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추가된 다른 에피소드, ‘The Lost World’는 ‘Square Enix에서 플레이어의 세이브 데이터를 삭제하자는 제 아이디어에 퇴짜를 놓았을 때를 대비한 대안’으로 만들어졌는데, 당시에 퇴짜 맞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 버전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ver.1.22…에서 프로듀서인 Yosuke Saito가 ‘이건 팬서비스니까 넣읍시다’라고 말했죠. 저는 자본주의의 노예인 만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최초에 구상된 아이디어를 개발해 절정에 이르는 보스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쳤을 텐데, 이 스토리에 대한 음악은 어떤 식으로 계획하고 제작하셨나요?
니어 제작 초기 단계부터 저는 ‘음악이 중요한 게임을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친구인 Keiichi Okabe에게 곡 작업을 부탁했죠. 정말 욕심이 많은 작곡가인데, 그만큼 돈을 주면 어떤 과제를 주든 놀라운 결과물을 만드는 장인이기도 합니다.
곡을 요청할 때는 그에게 YouTube URL을 보내며 ‘이런 느낌의 곡을 만들어주세요’라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극적이고 화려한 과정이 아니라 죄송하네요.
‘인어공주’의 경우 니어 시나리오팀에 있는 젊은 크리에이터인 Wada 씨에게 YouTube에서 곡을 선정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음악이 탄생했다고 생각해요. 여담이지만 Wada 씨의 별명은 ‘젠틀 월드’랍니다.
Grimoire NieR 속 소설 작품 외에도 여러 극작과 다른 게임과의 크로스오버 등 여러 미디어 형식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선보이셨고, 이 중 대부분을 정전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해주기도 하셨는데요. 일반적으로 니어의 세계관을 다른 미디어로 확장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시나요?
이 세계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니어의 세계관이 여러 개의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이미 공개한 사실이고, 스토리와 캐릭터는 각 미디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경험이지, 이 세계관을 보호하는 게 아니거든요. 제가 방금 굉장히 멋진 말을 했는데, 굵게 처리해서 다시 한번 써주시겠어요? 어떤 부분이냐고요? 제가 말한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경험’ 이 부분이요. 감사합니다.
옛 동화에서 영감을 자주 받으시는 것 같은데요. 그런 영감의 원천이 되는 동화만의 매력이 있나요?
NieR Replicant의 경우 초기 콘셉트부터 ‘(기존) 동화 속 빌런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콘셉트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SINoALICE는 프로듀서가 ‘이 스토리에는 앨리스가 테마였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서 탄생했죠.
아, 혹시 이 인터뷰에서 좀 더 지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답변을 기대하신 걸까요? 그렇다면 PS Blog 담당자분이 좀 더 어려운 말로 바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 ‘셰익스피어 작품의 비극에서 영감을 받았다’라거나, ‘실존주의에 대한 의존증’처럼… 좀 더 스타일리시하고 스마트한 크리에이터로 보일 법한 말로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에디터 노트: 스타일리시하고 스마트한 크리에이터 Yoko Taro의 인터뷰 답변은 편집하지 않고 원문대로 두었습니다.
※ 게임 및 콘텐츠의 출시일은 국가/지역별로 상이할 수 있습니다.
※ 해당 내용은 사전 안내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이 종료되었습니다.